같은 놀이인데 나라마다 이름이 다르다. 그 이름들을 나란히 놓으면, 각 문화가 이 놀이의 어떤 면을 먼저 보았는지가 드러난다.
한국은 놀이의 모양에 주목했다. 세로줄과 가로줄이 엮인 형태가 사다리를 꼭 닮아, '사다리를 탄다'는 뜻의 사다리타기가 되었다. 회식과 모임 문화가 발달한 한국에서, 이 놀이는 순서 정하기와 회식비 정산의 국민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 놀이의 발상지로 여겨지는 일본은 기원을 이름에 새겼다. 아미타여래(阿弥陀如来)의 방사형 후광을 닮은 초기 형태에서 이름을 따 '아미다쿠지'라 부른다. 종교화의 도상이 놀이 이름으로 살아남은, 세계에서 가장 유서 깊은 명칭이다.
영어권은 세로줄의 인상을 포착했다. 아래로 길게 뻗은 여러 개의 세로줄이 마치 여러 개의 다리처럼 보인다 하여 'Ghost Leg(유령의 다리)'라 부른다. 'Amidakuji'나 'Ladder Lottery'로도 통용되며, 애니메이션 문화의 확산과 함께 서구권에서도 익숙해졌다.
중화권 역시 다리 모양에서 이름을 얻어 귀각도(鬼腳圖), 즉 '귀신의 다리 그림'이라 부른다. 영어권의 Ghost Leg와 발상이 통한다. 같은 시각적 인상이 문화를 건너 비슷한 이름을 낳은 셈이다.
모양에 주목한 한국·중화권, 기원에 주목한 일본, 인상에 주목한 영어권 — 부르는 법은 제각각이지만 그 안의 규칙은 완벽히 같다. 겹치지 않고, 아무도 유리하지 않으며,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공정한 제비. 그래서 어느 나라 사람이 모여도 사다리 하나면 말이 통한다. SADARI가 9개 언어로 같은 놀이를 제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어느 언어로든 사다리 돌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