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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타기의 유래 — 아미다쿠지에서 시작된 700년 이야기

SADARI 이야기 · 2026년 7월

회식 자리에서, 교실에서, 우리는 별생각 없이 세로줄 몇 개에 가로줄을 그어 사다리를 만든다. 그런데 이 익숙한 놀이에는 무려 700년 가까운 내력이 있다.

사다리타기의 뿌리는 일본의 아미다쿠지(あみだくじ)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록상 그 원형은 무로마치 시대(室町時代, 대략 14~16세기)까지 소급되는데, 흥미로운 것은 지금 우리가 아는 '사다리' 모양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세로줄과 가로줄로 짜인 격자가 아니라, 한 점에서 바깥으로 뻗어 나가는 부챗살(방사형) 형태였다.

이름의 비밀 — 아미타불의 후광

'아미다쿠지'라는 이름은 불교의 아미타여래(阿弥陀如来)에서 왔다고 전해진다. 불화 속 아미타불의 등 뒤에는 사방으로 빛이 퍼지는 후광(後光·광배)이 그려지는데, 중심에서 방사형으로 뻗은 초기 제비의 선이 바로 이 후광을 닮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미타의 빛을 닮은 제비' → 아미다쿠지(阿弥陀籤)라는 이름이 붙었다. 놀이의 이름 하나에 종교화의 도상(圖像)이 새겨져 있는 셈이다.

원래는 '돈을 걷는 도구'였다

초기 아미다쿠지의 쓰임새도 지금과 사뭇 달랐다. 여럿이 조금씩 돈을 모을 때, 방사형 선의 끝마다 각기 다른 금액을 숨겨 적어 두고 참가자가 선을 하나씩 골라 자기가 낼 몫을 뽑는 방식이었다. 오늘날 사다리타기의 '금액 배분' 모드가 사실은 가장 오래된 원형에 가까운 셈이다. 순서·당첨·벌칙을 정하는 만능 추첨기로 확장된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왜 '사다리' 모양으로 바뀌었나

방사형은 사람이 많아질수록 선이 겹치고 결과를 눈으로 좇기 어렵다. 시대가 흐르며 아미다쿠지는 여러 개의 세로줄에 가로줄(横線)을 걸치는 형태로 정착했다. 위에서 아래로 선을 따라 내려가되, 가로줄을 만나면 옆으로 한 칸 건너뛰는 규칙은 결과를 한눈에 추적할 수 있게 해 준다.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듯한 이 모습 때문에, 한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사다리타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세계가 부르는 여러 이름

같은 놀이가 나라마다 다른 이름을 얻었다. 일본은 여전히 あみだくじ, 한국은 사다리타기, 영어권은 다리처럼 뻗은 세로줄을 보고 Ghost Leg(고스트 레그), 중화권은 귀각도(鬼腳圖)라 부른다.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원리는 하나다 — 겹치지 않고 모두에게 서로 다른 결과가 돌아가는, 700년을 살아남은 공정한 제비. 그 오랜 지혜가 지금은 브라우저 속 애니메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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